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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희귀 언어

세계 희귀 언어 보존을 위한 국제기구 및 NGO의 역할과 프로젝트

by adstacy 2025. 9. 6.

세계 희귀 언어는 단지 한 지역 공동체의 문화유산을 넘어, 인류 전체가 공유해야 할 지식과 기억의 집합체입니다. 수많은 희귀 언어들이 전통지식, 생태 지식, 고유한 세계관, 그리고 특정 공동체만이 갖고 있는 표현방식 등을 담고 있으며, 이러한 언어들이 사라지면 복원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이 언어들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오늘날 세계 희귀 언어의 보존은 점점 더 국제적인 과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다양한 NGO들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언어 보존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언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화자 공동체와의 협업, 언어권의 권리 보호, 교육 프로그램, 디지털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언어 보존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세계 희귀 언어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주요 국제기구와 NGO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언어를 지키고 있는지, 그리고 그 활동이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희귀 언어 보존을 위한 국제기구 및 NGO의 역할과 프로젝트


유네스코의 세계 희귀 언어 보존 전략과 글로벌 캠페인

세계 희귀 언어 보존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국제기구는 유네스코입니다. 유네스코는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을 통해 언어도 보호 대상 문화유산으로 포함시키며, 각국 정부에 언어 보존 정책 수립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소멸 위기 언어 지도'는 전 세계 수천 개의 희귀 언어에 대한 상태를 분류하고, 위험 단계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또 ‘세계 토착언어 10년(2022~2032)’이라는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세계 희귀 언어의 가치와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단순한 인식 제고를 넘어서, 실제 언어 보존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국가 간 협력을 유도하며, 민간단체와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실질적인 실행력을 갖춘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네스코는 각 언어 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언어를 복원할 수 있도록, ‘공동체 주도형 언어 회복 모델’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이 접근법은 외부 전문가 중심이 아니라, 실제 화자가 자신들의 언어를 지키고 가르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방향입니다.


SIL 인터내셔널의 언어 문서화 및 디지털 아카이빙 활동

세계 희귀 언어 보존에 있어 민간 부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조직 중 하나는 SIL 인터내셔널입니다. 이 단체는 80여 년에 걸쳐 전 세계 1,300개 이상의 희귀 언어를 조사하고 기록했으며, 각 언어의 철자법, 문법, 어휘집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왔습니다.

SIL은 세계 희귀 언어의 음성, 문법, 문헌 기록을 디지털화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이 자료를 세계 언어학자 및 공동체에 개방하고 있습니다. 특히 ‘Ethnologue’라는 데이터 플랫폼은 세계 거의 모든 언어의 상태, 사용 지역, 화자 수, 위험도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로벌 표준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각 지역 언어 공동체와 협력하여 문자화되지 않은 언어에 표기 체계를 도입하고, 그 언어로 된 교육자료를 제작하며, 아동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실제 언어 사용 환경까지도 구축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지 학문적 목적이 아니라, 해당 언어가 실생활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로컬 NGO들의 현장 밀착형 언어 복원 프로젝트

세계 희귀 언어 보존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각국의 로컬 NGO들이 수행하는 ‘현장 밀착형 프로젝트’입니다. 이들은 특정 언어권 또는 부족, 민족 공동체를 대상으로 활동하며, 그 지역의 문화적 특수성과 생활 환경을 깊이 이해한 상태에서 언어 보존 작업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남미 안데스 지역에서는 케추아어, 아이마라어를 보존하기 위해 지역 여성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교육 워크숍, 구술사 수집, 전통 노래 채록, 아이들 대상 놀이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언어를 교과서 속이 아닌, 일상 속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중요한 실천입니다.

아프리카의 경우, 세계 희귀 언어 보존을 위한 로컬 NGO들은 텍스트보다는 오디오 기반의 보존을 우선시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음성 채록 앱이나 커뮤니티 방송국과 연계한 언어 사용 환경 조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언어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NGO 활동가들은 언어 보존뿐 아니라, 화자 공동체의 권익 보호와 연결하여 정치적 독립성, 문화적 자존감 회복이라는 더 큰 목표까지도 함께 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 희귀 언어 보존을 위한 다국적 협업 프로젝트

최근에는 NGO와 국제기구가 협력하여 수행하는 다국적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특정 국가나 민족의 언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지역의 희귀 언어를 비교 분석하고, 공통된 보존 전략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도서 국가들을 아우르는 공동 언어 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는, 수백 개에 달하는 세계 희귀 언어의 구조를 디지털화하고, 표준화된 음성 녹음 및 데이터 기반 번역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국제기구, 대학, NGO, 정부기관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각국이 보유한 언어학 기술과 데이터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소수 언어 보호를 위한 정책 자금이 마련되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는 AI 기반 언어 분석 기술을 접목해 고령 화자 중심의 언어를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교육 콘텐츠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확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희귀 언어 보존은 이제 국경을 넘는 협업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세계 희귀 언어를 지키는 일은 단순한 문화 유산 보호가 아니라, 인류의 다양성과 기억을 보존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과업은 개인이나 공동체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제기구와 NGO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됩니다. 이들은 기술, 정책, 재정, 네트워크라는 자원을 통해 공동체의 언어 보존을 실현 가능한 목표로 바꾸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지역에서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 희귀 언어를 지키는 일은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문화, 교육, 기술이 결합된 종합적인 과제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기구와 NGO가 지속적으로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